교육.경제계 엇갈린 반응 속 학생들 원상회복 캠페인도


호주정부가 발표한 기술이민 개혁조치에 대해 국내 교육계와 경제계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직격탄을 맞은 20여만명의 직업학교 유학생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비단 직업학교뿐 아니라 유학후 이민을 생각하던 대학생과 중고등학생 등 광범한 유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11월말까지 11개월 동안 호주의 각급 교육기관에 등록한 유학생 누계는 총 63만명. 여기엔 단기 영어연수 등 공부를 마치고 이미 돌아간 학생이나 상이한 교육부문(예, 영어집중코스와 대학 등)에 중복 등록된 경우도 포함돼 있다.

 

  2009년 6월30일 현재 전체 유학생수는 한국인 2만2444명을 포함한 38만6523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작년 11개월 동안의 등록생 가운데 직업학교는 총 23만2452명, 대학 20만4000명, 초중고생 2만7645명 등이다. 한국인은 직업학교 1만1574명, 대학 6999명, 초중고 4545명을 포함해 총 3만5550명에 달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사설직업학교들은 파국을 경고하는 반면 대학들은 고급인력에 영주권 취득의 우선권을 주는 새로운 정책방향을 쌍수로 환영하고 있다.

 

  사설학교들은 도산 위기와 함께 강사들의 대량 실직을 우려하고 있다. 시드니의 한 미용학교 관계자는 등록금 2만5000불의 코스 등록생이 반감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호주인 고용에 파국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호주대학협의회는 이번 조치가 고학력자의 이민을 유도하고 이들의 대기기간을 단축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직업학교 부문의 악덕 업자들로 인해 해외에서 호주대학들의 평판도 덩달아 훼손돼 왔다"며 이번 조치를 반겼다.

 

  경제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기술인력 공급 차질로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신중한 반응이 나왔다.

 

  호주상공회의소는 이번 조치가 경제성장의 회복 과정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면서 "고용주들의 단기적 기술인력 수급이 차질을 빚거나 아예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산업그룹도 경제의 가속화에 따른 기술인력난을 경고하면서 "인력이 절대 부족한 많은 분야의 인력수요가 줄지 않았으며 기업들은 경제회복과 함께 극심한 인력난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 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호주노총은 이번 조치가 이민정책을 국가노동력 및 기술인력 수급계획에 더 잘 통합시킬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많은 사설직업학교 유학생들은 이번 조치에 실의와 좌절감 또는 분노를 나타내면서 자신의 진로를 놓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업용 조리학 코스를 밟고 있는 한 인도인 학생은 학교들이 올해 등록생으로부터 등록금을 다 수납한 후에 발표된 이번 조치가 이민 희망자 전원에게 배신감을 안겨주었다고 비난했다.

 

  이 학생은 "지난해에는 학교 등록을 하려는 학생들이 길게 줄지어 섰으나 오늘은 20명 내지 50명 정도였다"면서 "이제 내 친구들은 모두 캐나다나 영국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일련의 유학생 폭행피해로 호주와 갈등을 빚어온 인도에는 2만명 비자신청 무효화 등의 조치가 크게 보도되면서 반호주 감정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주 영주권 취득을 위해 수년간 돈과 시간을 투자해 오다가 이번 조치로 난관에 봉착한 유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가 결성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준 호주인'(Almost Australian)이란 이 단체는 이민 희망자들을 돕고 이들이 호주에 도착했을 당시의 조건으로 원상회복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의 대변인인 캐롤리나 쉬윈든(24) 씨는 브라질에서 대학을 다닌 후 호주 미용학교에서 2만2500불짜리 2년 코스를 밟았으며 900시간 경력도 자원봉사로 쌓았다.

 

  그녀는 고용주 스폰서로 나서줄 미용실을 찾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영주권이 결코 실현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라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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